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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은 유럽은 당시에 서로가 서로에게 적대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민족주의의 결과가 너무나 처참했다는 결론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프랑스의 외무장관 로베르 슈망(Robert Schuman)은 장 모네(Jean Monnet)의 의견을 기초하여 석탄과 철강의 공동 관리를 통해 유럽 공통의 전쟁억제와 경제번영을 이루어가고자 하였는데 이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베네룩스 3국으로부터의 지지에 힘입어 공동체로써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유럽석탄철강공동체라고 부르게 되었다.
프랑스는 이를 통해 우려하였던 독일의 호전성을 억제시킬 수 있는 기틀을 형성하였으며 다른 나라의 무기 개발이나 석탄철강의 생산에 있어 치열한 경쟁을 막고 유럽 내 평화를 지속시킬 수 있었다. 독일 역시 2차례에 걸친 대전쟁의 전범으로서 가지고 있던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벗고 다시금 유럽의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를 이 단체를 통해 바라보고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머지 회원국들도 자신들의 번영에 해가 되는 민족주의적인 국가의 탄생을 억제시킬 방안으로써 이에 적극 참여하였다. 그리고 때마침 한국전쟁의 발발로 소련의 군대가 유럽을 다시금 암흑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두려움을 벗어나 미국 으로부터 받는 경제지원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꼭 필요했던 것이 이와 같은 공동발전 방안이라는 시대적 동의도 탄생원인의 한몫을 하고 있었다.
이 공동체의 특징은 우선 국가들이 어떠한 상위기구에 몸을 맡기지 않는 주체적인 회원인 동시에 그들이 고유하게 소유하고 있던 석탄과 철강의 생산의 권한을 초국가적으로 이양했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이들이 원활하게 회원국가들 사이에서 거래되기 위한 공동시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고용의 확대와 이것이 불러오는 생활수준의 향상을 목적으로 회원국 간에 관세철폐와 부적합한 관행과 보조금 등을 금지시켰다.
또한 공동체의 법적 효력과 회원국들에게 필요한 역할 수행을 이끌어내기 위한 입법 및 사법 기구들을 설립하여 공동체로서의 골격을 갖추었다.
유럽경제공동체와 유럽원자력 공동체는 석탄철강 공동체의 회원국들이 경제공동체와 핵에너지의 공동 관리로의 한 단계 발전을 이루기 위한 서로간의 합의 하에 이루어진 업적들이다. 이는 로마조약으로 공식 화되었으며 여기서 6개국 모두 가입에 서명하였다.
위에서 간략하게 언급하였듯이 공동의 시장을 형성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이를 위해 공동 관세를 정하고 왜곡된 경쟁을 방지하고 공동화폐사용으로의 점진적인 이행을 추구하여 국가 간의 거래가 보다 밀접해 지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입법의 권한을 갖고 회원국의 공동법 이행을 감독하는 집행위원회(Commission)와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의사결정권한을 갖는 이사회(Council), 그리고 권고적 역할을 하는 의회(Parliament Assembly)), 사법재판소(Court of Justice)를 설립하였다.
드골의 유럽 내 강경한 프랑스 입장을 반영한 룩셈부르크 합의(Luxemburg Compromise) 이후 유럽 연합의 공동시장의 완성은 다소 차질을 빗는 듯 보였으나 이것은 단일유럽의정서(SEC)를 통해서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였다. 이는 완성된 공동시장의 유럽 내 정착을 가져왔으며 중대한 공동 결정이 있을 때 국가간 가중 다수결로 결정하는 사안을 확대시키고 입법절차상의 유럽의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새 회원국의 가입과 제휴 시, 특정 국가에게 거부권을 가질 수 있도록 보장을 의미했다. 그리고 사회정책, 연구 및 기술개발, 환경정책 및 공동외교안보정책을 만들어 공동 결정의 사항을 그전보다 확대하였다. 공동체의 결집을 약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이 제도를 통해 유럽은 보다 가까워진 경제적 거리와 사회적 요소가 가미된 진정한 의미의 단일시장을 형성할 수 있었다.
유럽의 정치공동체 탄생에 초석을 닦은 조약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동유럽 공산권 국가의 붕괴와 독일의 통일로 인해 공동체의 국제적인 지위를 더욱 강화하면서 단일유럽의정서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을 더욱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동 조약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삼주체제를 형성하였다는 것이다. 제 1기둥은 유럽공동체 결정사항으로 구성되어 있다.(예: EEC, ECSC, EURATOM) 제 2기둥은 공동외교안보정책, 제 3기둥은 내무, 사법과 관련된 사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결정과정에서 제 1기둥은 권한을 이양한 국가들의 공동체적 결정과 관련이 많으며 제2,3기둥은 정부 간의 협력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조약에서 유럽의회는 집행위원회에 정책입안에 제안을 할 수 있으며 집행위원회의 입명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감사회 역시 4개의 기구들과 동일한 기관으로서의 지위를 부여받았으며 권한 이행에 있어 보충성의 원칙(Principle of Subsidiary)이 보장 되었다. 또한, 보다 높은 수준의 통합으로의 전진을 의미하는 유럽시민권의 개념이 탄생했고 단일화폐동맹이 탄생하면서 공동체 결속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공동체 권한의 확대보다는 통합에 보다 초점을 두고 이루어진 조약으로서 제1기둥에 속하는 공동체의 권한이 확대되었다. 그리고 제2기둥에서는 이사회 사무총장을 CFSP의 고위대표로 임명하고 의사결정에 비효율성을 최대한 지양하기 위해 가중다수결이 적용되는 분야를 확대시켰다. 그리고 제3기둥에 있는 비자, 망명, 이민, 민사문제에 걸친 형사 분야를 제1기둥으로 이동시킴으로써 제 3기둥의 정식명칭을 경찰 및 사법으로 변경하였다.
암스테르담 조약은 회원국 확대 처리를 위한 방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다음 협약으로 미루어놓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EU를 구성하고 있는 각 기둥간의 경계를 희석시키고 제3기둥이 가지고 있었던 고유한 국가권한을 초국가적으로 옮겨 오는데 성공했다는 의미가 있는 협약이었다.
니스조약은 동유럽 국가들의 대거가입을 앞두고 집행위원회의 수와 이사회의 가중다수결, 가중다수결 표결의 확대와 유럽의회의 전체 의석수와 회원국마다의 할당을 조정하고 공동결정의 적용범위를 상당히 확대하여 의사결정 기구로서의 역할을 강화했다. 일심재판소의 권한 강화와 보다 긴밀한 협력에 관한 조항의 '강화된 협력'으로의 개정 역시 유럽 연합의 확대를 위한 기술적인 절차를 마련해두기 위한 니스 조약의 성과이다. 그리고 제2,3기둥에 대한 강화된 협력의 적용 역시 조약을 통해 이루어졌다.
리스본 조약은 유럽연합 헌법을 전체 회원국에 도입하는데 실패함에 따라 제정된 EU조약과 EC설립조약 을 개정한 수정조약이다. 최근의 비준과정을 살펴보면 아일랜드의 조약 발효에 가장 반대가 심하였는데 그 이유는 조약이 국가의 주권을 심하게 간섭하고 세금을 증가시키고 각종 규제를 강화시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직접 아일랜드를 방문하여 국민들을 효율적으로 설득한 결과 국민투표에서 찬성의 입장에 보다 많은 아일랜드 국민들이 손을 들어줌으로써 결국 통과되었다. 그리고 뒤이어 폴란드와 기본권에 예외를 인정받은 체코가 승인하여 리스본 조약은 2009년 12월 1일자로 발효가 되었다.
리스본 조약으로 인해 유럽공동체(European Community)란 이름은 이제 유럽연합(European Union) 으로 바뀌었으며 모든 권리와 의무가 이로 승계되었다. 이것은 유럽연합 역내에서뿐만 아니라 역외에서도 유효한 명칭이 되었다. 그전에는 국제무대에서 유럽연합이라는 명칭이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통해서 발표가 되었음에도 예전명칭 그대로 유럽공동체로 쓰이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제는 조약을 통해 예전에는 부재하던 법인격을 부여받은 것이다. 또한 그전보다 훨씬 심화되고 확대적인 통합을 펼쳐가게 되었는데 이는 회원국과 유럽연합간의 권한 관계가 명확하게 설정되었고 의사결정 방식에 있어 민주성과 정당성이 제고되었다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공동외교 안보정책이나 공동조세정책 등 공동의 합의에 따른 실행이 필요한 분야에선 국가들이 공동의 책임을 더 부여받도록 하였다.
유럽이사회는 기존의 6개월마다 상임국의 대표가 맡는 순환 방식에서 2년 6개월의 기간 동안에 이 역할을 도맡아 수행하는 상임의장직으로 의장 제도가 변경되었다. 초대 의장은 반 롬푸이(Van Rompuy)로 그 역할은 이사회 회의의 원활한 업무 수행과 합의점 도출이다. 외교안보정책의 고위대표부도 새로 신설되 었다. 초대대표로 선출된 캐서린 애쉬튼(Catherine Ashton)은 공동외교안보정책을 대표하며 그에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유럽의회의 권한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심화된 통합부분이다. 의석수의 증가뿐만 아니라 회원국간의 조정도 있었다. 권한이 강화됨에 따라 입법과 예산편성 과정에서 동등한 권한을 부여받고 사법, 경찰, 농업정책에 관해서 더욱 권한을 부여받았다. 공동통상 정책에서의 권한 강화는 유럽의회가 조약을 통해 가지게 된 권한 중에 특징적인 것이다.
집행위원회의 효율성 제고도 역시 이루어졌다. 집행위원의 수가 27명에서 업무의 중복여부가 큰 부서는 통합이 됨에 따라 3분의 2로 감소하게 되었다. 순번제로 집행위원을 추천하고 유럽대외관계청(European External Action Service)도 2014년부터 신설된다.
통합의 확대는 크게 단일화폐 사용지역 확대와 신규가입국의 확대로 나눠진다. 먼저 단일화폐는 99년 도입 당시 11개국이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16개국이 사용하면서 달러 다음으로 많은 국가가 사용하는 국제통화가 되었다. 회원국은 04년 이후에 12개국이 증가하였고 앞으로 기존 가입국들의 긍정적인 입장표명에 따라 신생가입국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최대의 단일시장 형성을 의미하며 보다 더 다양한 분야에서 유럽연방 방식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리스본 조약으로 인해 보다 많은 국가의 국민들이 유럽시민으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으며 회원국과 EU와의 관계가 명확해짐으로써 민주성과 투명성이 증대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EU이사회 상임위원장과 대외관계 고위대표부의 선출은 각각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과 국제무대에서 마치 하나의 국가처럼 단일한 유럽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를 창출, 보다 외부적 으로도 더 완성도 있는 단계의 통합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몇몇 선각자들이 꿈꾸었던 것처럼 아직 유럽합중국 방식의 완전한 의미의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으나 분명 크나큰 발판을 만든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