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ASIA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허브
EU 관련 최신 현안 이슈 및 동향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본문
최근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가 대중화되며 디지털 통화의 인기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28일 현지시각, 법정 통화인 디지털 유로화 관련 법안 초안을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유로존에서 발행될 전자 현금이다. 이는 주머니에 동전과 지폐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으며, 카드 및 휴대폰 앱으로 연동되어 인터넷 접속 없이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졌다.
디지털 유로화를 향한 움직임은 신용카드 및 비대면 결제 방식의 선호도가 증가한 결과다. 유럽 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EU 시민의 55%는 현금 없는 결제 방식, 22%는 현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등 일부 전자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을 위해 안전하고 승인된 거래 방식인 현금 결제는 유지하되, 이에 대한 보완제로 디지털 유로를 제안한 것이다.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졌다. 유럽 위원회는 “현금과 비슷한 개인 정보 보호를 제공할 것이며, 유럽 중앙은행조차도 사람들의 개인정보나 데이터를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안전 조항을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유출 및 금융 안정성을 위해 3,000 유로의 1인당 보유 한도를 제안했다. ECB는 “투자 수단이 아닌 지불 수단”이 될 디지털 유로화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한편, 법안 도입까지는 유럽의회 및 이사회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으며, 최종 승인은10월로 예정되어, 이르면 2027년 도입될 것이라고 밝혀졌다.
함의
유럽연합은 디지털 유로화를 통해 유로의 주권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 사용도가 급격히 증가한 현재, Visa, Mastercard, Paypal과 같은 해외 기업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CBDC는 신흥국 위주로 통용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초 디지털 화폐 e나이라(eNaira)를 2021년 도입하였으며, 이어 자메이카가 2022년 Jam-Dex(Jamaica Digital Exchange)를 법정화폐로 공식 승인하였다. 중국은 2020년 디지털 위안화를 유통하며, 130만곳 이상의 서비스 업체에서 결제를 허용했다. 미국 역시 디지털 달러 보고서를 발간하며CBDC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은행도 2022년 원화 CBDC 발행 및 유통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관련 기술이 나라마다 다르며 국제적으로 통일된 표준이 없어 실제 발행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중앙은행이 모든 거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빅브라더’ 논란이 불거졌다 [1]. 비록 나이지리아 등에서 출시한 CBDC는 실망스러운 단계로 평가되지만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경제국에서도 적극적으로 파일럿 연구를 추진하는 등, 디지털 화폐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될 것이다. 선진국 중 앞서 나가는 EU의 진행 상황과, 한국의 대응을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2/01/25/N2GJICJ6IRD2NL47LNMCABPPQE/
---
■ 담당 및 편집: 김미나, YU-JMCE 인턴
문의: 02 2123 8156 | instantlyous@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