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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벨라루스, 전술핵 배치를 담은 군사 독트린 발표

작성자 조은서 인턴 날짜 2024-01-24 01:47:41 조회수 90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부터 2년 여가 흐른 지금, 러-우 전쟁은 2023년 가을 이후 전선의 변동 없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국경 지대에서의 포격으로 인해 꾸준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전쟁 종식을 위한 국제정세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방국인 벨라루스가 국가 전역에 핵무기를 배치하기 위한 새로운 군사 독트린(Military doctrine)을 채택했다.

 

본문

지난 1월 19일, 벨라루스의 국방장관 빅토르 흐레닌(Victor Khrenin)은 “전술핵을 벨라루스 영토에 배치하는 것은 잠재적인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방어하기 위한 주요 억제 방안이다”라고 언급하며 전술핵에 대한 배치를 담은 새로운 군사 독트린을 설명했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흐레닌 국방장관은 벨라루스가 이 조치를 시행하도록 강요(forced) 받았다고 덧붙였다.[1] ‘강요받았다’는 발언의 의미는 러시아로 인해 벨라루스에 전술핵이 배치된 사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2023년 6월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할 것임을 선언했고, 같은 해 12월 러시아로부터 벨라루스로의 전술핵 수송이 모두 완료되었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2] 그에 따라 실제로 전술핵이 배치되어 군사 독트린의 일환으로 포함될 것인지에 대하여 이번 성명이 이뤄진 것이다.

벨라루스는 구소련 공화국을 구성했던 6개국의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소속되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과 공동 안보 활동을 활발히 수행하는 국가이다. 벨라루스의 국경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와 90km 정도 거리에 불과해 매우 가까우며, 폴란드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유럽연합의 안보를 여러 차례 위협하는 교전이 발발하기도 한 지역이다. 현 벨라루스 대통령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역시 친 러시아 지도자로서 러시아의 핵심 동맹 세력으로 꼽힌다.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3국은 소련이 붕괴한 이후 1994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부다페스트 안전보장 각서'에 서명하여 핵무기를 폐기하고 핵확산 금지조약에(NPT) 가입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전술핵 재배치는 NPT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벨라루스는 주장한다. 배치된 지역이 벨라루스일 뿐 핵무기의 통제권은 러시아가 가지고 있다는 이유이다. [3] 미국은 러시아가 약 2,000기의 전술 핵탄두를 보유중인 것으로 추정했으며,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벨라루스가 받은) 러시아 폭탄은 2차대전에서 미국이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폭보다 3배는 더 강력하다"고 언급했다.

새로운 군사 독트린은 4월에 개최될 벨라루스 전 인민회의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만약 최종 승인이 되고 러시아의 의도대로 벨라루스의 전술핵 배치가 실행되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에게 상당한 수준의 군사적 긴장으로 다가올 것이다. 최후의 수단이자 돌이킬 수 없는 수단인 핵으로서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것은 러시아가 궁지에 몰려있다는 표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핵에는 핵에 상응하는 강력한 무기로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군비경쟁 여론을 유럽 내에서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흐레닌 국방장관은 새로운 독트린은 "벨라루스가 그 어떤 국가도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벨라루스는 UN이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같은 국제 안보기구의 영향력을 회복하여 무장 충돌을 막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have an interest)고 설명했다.[4] 전술핵 배치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자국 안보와 평화 이행을 언급한 벨라루스 국방장관의 상반된 발언은 의아함을 자아낸다. 핵과 평화가 함께할 수 있는 단어인지, 군사력 증강을 통한 아슬아슬한 힘의 균형만이 최선의 대안인지 지금도 전선에서 벌어지는 무고한 민간인의 피해를 직시하며 현명한 판단을 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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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은 서, Yonsei-EU JMCE 인턴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 학사과정
문의: 02 2123 8156 | esfather123@yonsei.ac.kr

Works Cited

[1] Mariya Knight & Chris Lau. (2024. Jan 20) Belarus adopts new military doctrine involving nuclear weapons. CNN News. Retrieved from https://edition.cnn.com/2024/01/19/europe/belarus-adopts-doctrine-involving-nuclear-weapons-intl-hnk/index.html
[2] VOA. (2023 Dec 25) Belarus Leaser Says Russian Nuclear Weapons Shipment Completed, Raising Concern in Region. Retrieved from https://www.voanews.com/a/belarus-leader-says-russian-nuclear-weapons-shipments-are-completed-raising-concern-in-the-region/7412211.html
[3] 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 (2023년 06월 23일). 벨라루스에 러시아 전술핵 배치...벨라루스 대통령, 핵무기 사용 의사 밝혀. Retrieved from https://www.kiep.go.kr/aif/newsBriefDetail.es?mid=a10500000000&systemcode=04&brdctsNo=350583
[4] 사라 레인스포드. (2023년 06월 15일). 러시아 핵무기, 벨라루스 독재자 손에 있다...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경고. BBC News Korea. Retrieved from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2l4z9xq5v7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