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EU Jean Monnet Centre

EU와 ASIA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허브

EU 동향


EU 관련 최신 현안 이슈 및 동향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유럽 통합: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솅겐조약(Schengen Agreement) 가입 승인되다.

작성자 조은서 인턴 날짜 2024-01-03 22:54:42 조회수 328

현지시간으로 2023년 12월 30일,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점진적 솅겐조약(Schengen Agreement) 가입에 대해 유럽 연합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24년 3월부터 우선 루마니아, 불가리아와 솅겐 조약국 간 항공 및 해상 국경 통제가 해제되고 자유로운 인적, 물적 자원의 이동이 이뤄질 예정이다.

 

본문

2007년 유럽연합에 가입한 이후로 국경 개방 조약인 솅겐 조약과 화폐 통합 조약인 유로존 가입을 꾸준히 추진해왔던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드디어 솅겐 조약 가입을 위한 정치적 관문을 통과했다. 마지막까지 2개국의 가입을 반대하던 오스트리아가 입장을 바꾸며 만장일치로 가입이 이뤄지게 되었다. 유럽 연합 회원국이 솅겐 조약에 가입하기 위한 절차는 무엇이며, 이번 합의가 어떤 함의를 담고 있는지 간략히 살펴본다.

솅겐 조약은 유럽연합 회원국 내 국경에서의 검문과 검색 절차를 폐지함으로써 자유로운 인적 교류를 가능케하는 국경 개방 조약이다. 1985년 서독,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5개국이 체결하였다. 이는 유럽이 점차 연합의 형태로 국경을 개방하고 역내 교역을 활성화시키는 데 큰 기틀이 되었으며, 1999년 여타의 조약 내용들이 통합하여 EU의 법으로 제정되었다. 현재 유럽연합 형태의 기반이 되는 리스본 조약 역시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는 지역 통합’을 EU의 목표로 삼고 있다. [1]

현재 EU 회원국 27개국 중 23개국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4개국(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가 솅겐 지역에 속해있다. 이에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추가로 솅겐 조약에 가입함에 따라서 올해 3월이 지나면 비자 발급 절차나 여권 확인 절차가 따로 필요 없이 기존 역내 국가에서 2개국으로, 그 반대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루마니아는 유럽 연합에서 두번째로 긴 외부 국경 2,070km를 관리하고 있으며, 그 중 1877km가 육지 국경에 해당함에 따라 많은 부분이 물리적, 경제적으로 유럽 역내에 통합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2]

솅겐 조약 가입을 위해서는 기술적 조건과 정치적 조건 두가지를 만족시켜야 한다. 기술적 조건이란 EU 집행위원회가 설정한 평가 기준에 따라 후보국이 솅겐 설문지를 제출하고, 그에 따라 EU 집행위원회가 후보국가를 방문해 조사한 뒤 평가 보고서를 발행하고 권고 사항을 이행하는 등의 절차적 과정을 말한다. 평가 항목은 “경찰 협력, 데이터 보호, 영사 업무, 외부 국경 관리, 솅겐 정보 시스템(SIS)” 등이 해당한다. 솅겐 조약에 가입하게 되면, 승객과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경제적 이익이 있을 뿐 아니라 국가 간 경찰 협력이 용이하다는 사법적 네트워크까지 강화되기 때문에 까다로운 이행과정을 요구하고 있다.[3] .

기술적 절차를 통과하고 나서는 EU 회원국의 장관으로 구성된 EU 사법내무 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만장일치 투표를 통해 조약 가입을 확인하는 정치적 절차를 거치게 된다. 루마니아는 2007년 유럽연합 가입 이후 의무적인 솅겐 조항 이행을 약속하였으며, 2008년 1월 불가리아 함께 2011년을 기점으로 하는 솅겐 조약 가입에 관한 공동 선언에 서명한 바있다. 그러나 2011년 EU 사법 내무 위원회에서 프랑스, 독일, 핀란드, 스웨덴, 네덜란드, 벨기에의 반대에 부딪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솅겐 조약 가입 승인을 무기한 연기하였다.

2022년에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크로아티아가 솅겐 조약 가입을 위한 절차를 이행했으나 최종적으로 크로아티아의 가입만 허가되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조약 가입에 국가들이 반대하는 주요 이유는 사법 개혁과 난민 문제 때문이다. 특히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는 불가리아와 튀르키예 사이 국경 통제가 불완전해 난민 또는 불법 입국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이유로 반대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루마니아 정부는 유럽출입국시스템(EES)와 유럽여행정보인증제도(ETIAS)의 도입이 모두 준비되어 EU의 안보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대응한 바 있다.[4]

그렇게 오랜 EU 내 정치적 충돌을 거쳐, 지난 2023년 12월 30일 반대의사를 비치던 오스트리아가 찬성으로 돌아서며 만장일치로 조약 가입 절차가 승인된 것이다. 우선 2024년 3월을 기점으로 항공과 해상 국경 통제가 해제되며, 육상 국경 통제 해제는 논의 후 정해질 예정이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있는 국가이며 최근 방산 분야에서 협력이 꾸준히 진행되는 곳으로서, 2개국의 국경이 열리게 된다면 한국의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함의

EU 내 국경 폐쇄에 대한 논쟁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발발 이후 더 격화되어왔다. 지난 2023년 10월 벨기에 브뤼셀과 프랑스 등지에서 발생했던 이슬람 극단주의와 관련된 테러의 영향으로, 솅겐 조약 가입국인 슬로베니아가 헝가리와 크로아티아와의 국경에서 검문을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솅겐 조약 가입국은 “공공 정책이나 내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할 경우” 국경을 일시적으로 통제할 수 있기에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5] 지난 2022년 오스트리아와 벨기에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조약 가입 신청을 거부한 것 역시 불법 난민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솅겐 조약 가입국에 한번 들어오면 여권 없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므로, 이에 따라 루마니아나 불가리아가 솅겐 조약에 가입하게 된다면 ‘서부 발칸 루트’ 등으로 중동 지역에서 난민이 자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며, 난민으로 인한 테러 위험 등을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 다른 EU 회원국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있어왔으며, 테러와 난민에 대한 충돌은 솅겐 조약 가입이 확정된 이후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uthor

Intern's Photo

조 은 서, Yonsei-EU JMCE 인턴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 학사과정
문의: 02 2123 8156 | esfather123@yonsei.ac.kr

Works Cited

[1] EUR-Lex. Schengen Agreement and Convention. Retrieved from https://eur-lex.europa.eu/EN/legal-content/glossary/schengen-agreement-and-convention.html
[2] 정보영. (2022년 12월 23일) 루마니아 쉥겐 조약 가입 무산과 시사점. KOTRA. Retrieved from https://me2.do/5GhI8F7M
[3] ibid.
[4] EMERiCs. (2023년 09월 01일) 오스트리아,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솅겐 가입 반대 입장 고수. Retrieved from https://www.emerics.org:446/issueDetail.es?brdctsNo=353141&mid=a10200000000&search_option=&search_keyword=&search_year=&search_month=&search_tagkeyword=&systemcode=07&search_region=&search_area=¤tPage=1&pageCnt=10
[5] 신창용. (2023년10월20일). [이팔전쟁] 테러 공포에 국경 잠그는 유럽…솅겐 조약 속속 중단(종합). Retrieved from https://www.yna.co.kr/view/AKR202310191642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