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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총 5개국은 지난 19일 (수), 브뤼셀에 우크라이나 곡물에 대한 곡물 수입 금지 조치 연장을 요청했다.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Black Sea grain deal)에서 탈퇴하며 자국 농업 시장에 큰 압력을 가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지난 봄부터 위 5개국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된 곡물로 인해 곡물 가격이 폭락한 것에 불만을 가진 농부들의 항의에 따라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을 제한해 왔다. 지난 5월, EU는 관내 무역법을 어기는 일방적인 무역 조치를 멈추도록 설득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밀, 옥수수, 유채 씨앗, 해바라기 씨앗의 국내 판매를 금지하는 동시에, 모든 우크라이나 수출품이 반드시 해당 5개국을 경유하여 운송되도록 합의했다. 또한 1억 유로를 지원하여 피해를 경감하고자 했다. 해당 조치는 본래 오는 9월 15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물량이 동유럽 5개국을 ‘경유’ 하는 대신 현지 시장에 대거 유입되며 농산물 가격이 폭락했다. 이에 따라 5개국 농업장관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연말까지 해당 직접 수입 금지 조치를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1].
특히 폴란드는 EU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라도 수입 금지 연장을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키이우의 전쟁을 누구보다 응원하는 서방국 중 하나였던 폴란드에게는 부끄러운 “U턴”의 소지가 되었다. 폴란드는 작년, EU의 우크라이나 식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강력히 지지한 바 있으며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번 가을 치열한 국내 선거가 예상되며, 폴란드에 들어선 우익 정부는 선거인단의 핵심 구성원인 농민들의 지지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 것이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공개적으로 섭섭함을 토로하며, “세계 식량 안보와 우크라이나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비우호적이고 포퓰리즘적인 행태” [2]라고 비판했다.
EU는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고심 중이다. 흑해곡물협정은 전시 상황에서도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해상 수출을 보장하는 협정이다. 이에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 측 항구로 향하는 선박들을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맞대응에 나서 국제 곡물 가격과 흑해를 항해하는 민간 선박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우크라이나의 최대 곡물 수출항인 오데사 항구를 집중 폭격하고 있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짚으며,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회원국들이 “국경을 열고 수송을 용이하게 하는 등의 기여가 필요하다” 고 밝힌 바 있다 [3].
함의
한편 EU 내부 회의에서 해당 5개국 외 타 국가들도 가금류 및 달걀 수입이 크게 증가하며 자국 농업에 가해지는 압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표한 적 있다.
현지시간 21일, 인도 정부가 비(比)바스마티 백미의 허가 없는 수출을 금지하며 국제 쌀 가격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극심한 폭우로 경작지에 타격을 입고 자국 쌀 물가가 뛰자 수출량을 제한하는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인도산 쌀을 수입하는 국가는140여 개국에 달한다 [4]. 세계 2위 밀 수출국인 호주도 강우량 감소로 밀 생산량에 영향을 미쳤으며, 주요 쌀 수출국인 태국은 폭염과 가뭄으로 수출 가격이 급등했다 [5]. 이에 더해 엘니뇨 등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농작물의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 곡물 시장 가격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극한호우의 영향으로 농업 분야가 극심한 피해를 본 만큼, 식량 안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상기후에는 국경이 없는 만큼, 무조건적인 자국 보호 정책보다는 지지와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1] https://www.yna.co.kr/view/AKR20230721000300098?input=1195m
[2] Ibid.
[3] Ibid.
[4] https://www.sedaily.com/NewsView/29S7VSNBJ3
[5] https://www.nongmin.com/article/2023071950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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