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ASIA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허브
EU 관련 최신 현안 이슈 및 동향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본문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거대 기업 아마존이, 유럽연합(EU)의 대형 플랫폼 규제법인 디지털 서비스 법(Digital Service Act, DSA) 하에 자신들이 VLOP (Very Large Online Platform)로 지정된 것이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 지정을 취소해달라며 룩셈부르크의 일반 법원에 청원서를 제출한 것인데, 이는 유럽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인 독일의 자란도(Zarando) 이후 두 번째다.
DSA는 특정 종, 성, 종교에 편파적인 발언이나 테러, 아동 성 학대 등과 연관 있는 콘텐츠의 온라인 유포를 막기 위해 도입된 법률 [1]이다. 이는 EU에서 45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주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틱톡(TikTok), 구글(Google), 위키피디아(Wikipedia) 등을 포함한 총 19개의 기업들은 8월 25일자로 DSA에 따라 투명성 등의 측면에서 더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된다.
Zarando는 의류, 신발 및 미용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상당 부분 소매업이기에 DSA의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지난 달 소송을 제기했다. 아마존 역시 자사의 수익이 대개 소매업에서 온다고 지적하며 자사가 진출한 EU에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만한 ‘최대 업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U 위원회는 아마존의 소송 제기에 대해 “DSA의 범위는 매우 명확하며, 상품 또는 서비스의 판매를 포함한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모든 플랫폼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판매 플랫폼, 소셜 네트워크 관계없이 사용자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해당 플랫폼의 책임이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을 필두로 타 업체들의 소송이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함의
EU는 디지털 서비스 법 패키지(Digital Services Act Package) 하에 DSA 뿐만 아니라 디지털 시장 법(Digital Markets Act, DMA) 또한 포함해 사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기업의 권익을 보장하는 안전한 디지털 공간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DMA는 거대 플랫폼이 시장을 지배하지 않도록, 중요한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병목 현상을 일으키는 ‘게이트키퍼’ 온라인 플랫폼을 규제하고자 한다. 해당 패키지는 EU가 본토 플랫폼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 글로벌 기업을 견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중소기업의 진입 장벽도 높아지고, 경쟁을 촉진하기는 커녕 일반화된 규제로 혁신을 감소시키고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2].
최근 삼성전자가 DMA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대두되며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DMA에 처음부터 설치되어 있는 소프트웨어나 앱을 지우지 못하게 하는 행위는 금지 [3] 되어 있는데, “삼성 인터넷” 이 스마트폰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디바이스를 제조할 뿐 플랫폼을 폐쇄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소명할 예정이다 [4].
한편,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는 DMA를 벤치마킹해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온플법)을 추진 중이다. DMA을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 또한 규제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DMA를 복사 붙여넣기 하기보단, 적용 범위 및 영향을 잘 관찰한 뒤 혁신과 소비자 후생을 고려한 온플법을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https://www.yna.co.kr/view/AKR20230712004800098?input=1195m
[2] https://www.segye.com/newsView/20230712504139?OutUrl=naver
[3] https://www.yna.co.kr/view/GYH20230705001000044?input=1363m
[4] https://www.segye.com/newsView/20230710503145?OutUrl=naver
---
■ 담당 및 편집: 김미나, YU-JMCE 인턴
문의: 02 2123 8156 | instantlyous@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