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ASIA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허브
브뤼셀 포럼입니다.
2012년 1월 19일, 정동 달개비에서 연세-SERI EU센터가 개최한 브뤼셀 포럼이 열렸다. 브뤼셀 포럼은 유럽연합과 관렵된 현안들에 관해서 각계 인사들을 초청하여 진행하는 포럼으로, 이번 포럼에서는 언론인들을 초청하여 논의를 진행하였다.
브뤼셀 포럼은 박영렬 연세-SERI 센터 소장의 인사말에 이어 KAIST 정구현 교수의 ‘양대 FTA와 동북아 생산 및 혁신 네트워크 변화’에 대한 강연으로 시작되었으며, 강연이 끝난 후에는 참석자들 간에 한국의 FTA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정구현 교수는 한국은 먼 나라와는 경제 통합을 진행하고 있지만, 가까운 나라와는 하지 않는 원고근교형, 일반적이지 않은 형태의 지역경제통합과정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한국은 유럽연합에 이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타결하였으며, ASEAN과의 FTA도 체결하였기에 한국의 5개 주요 통상 상대국 중 3개 국가와 자유무역을 하고 있다. 한국의 주요 무역 상대는 미국, 일본, 유럽, 그리고 중국으로, 세계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국가들이다. 이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함으로써 한국은 이들의 시장에 무관세로 접근하지만, 상대 국가들은 한국 시장에서 동등한 조건 하에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여야 한다.
이러한 특수한 상황이 발생한 이유로는 미국, 일본, 유럽과 중국은 양자 간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데 있다. 여러 가지 전략적, 정치적 이유로 인해 앞서 말한 4개 국 간의 자유무역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 이들은 한국이라는 허브를 통해서만 관세의 제약 없이 무역을 할 수 있다. 앞으로 중국과 일본과 FTA를 하게 되면 한국은 진정한 자유무역국가가 될 것이며, 완성된 FTA 허브가 될 것이다. 4개 경제 대국이 서로 자유무역협정을 타결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한국은 수 년 간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FTA체결의 영향으로는 생산 분업 과정의 약화가 있다. 현재 동북아 생산 네트워크의 생산 과정은 분업형이다. 일본, 한국, 대만 등에서 부품 소재를 생산하고, 중국에서 조립한 후, 다른 국가로 수출하는 구조이다. 하지만 FTA는 생산 분업 과정 자체를 약화시키며, 없어진 관세의 차익만큼 한국에서 조립 하는 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조립 기지로서의 매력이 점점 감소하고 있기에 중국의 산업이 한국으로 돌아오거나 제 3국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 전환은 경제적으로는 비효율적이지만, 전략적으로는 한국의 대일, 대중 무역의존도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현재 유럽, 미국, 일본, 중국 간의 FTA 협상에는 전혀 진전이 없고 WTO 라운드도 진전이 없기에 한국의 허브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유럽이나 미국 기업이 한국에서 생산할 이유가 없지만, 일본/중국과 무관세라면 한국이 생산/혁신센터가 될 수 있다.